#1
가볍게 생존의 기록을 남긴다. 특별한 게 있을쏘냐, 아 그래 뭐, 딱히 특별한 게 있을린 없지.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주고 장래에 대한 걱정에 빠져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해지는 건 식상하리만츰 잦은 일이고 자랑거리도 아닌지라 이제 딱히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도 않다. 새삼 역시 난 나쁜 녀석이구나, 하고 자폭 한번 하고 나면 그 뒤론 아무것도 없다. 열심히 해야 한다, 해야 한다, 해야만 한다고 달려오다가 신발끈 풀려버린 것도 잊고 도약하다 10점 만점에 10점으로 자빠졌다. 쓴웃음 비웃음 썩은 웃음 삼종을 안아 들 거라 자축할 땐, 날 그렇게 차갑게 웃어넘겨 줄 관객마저 없는 원맨쇼란 걸 알았을 땐 어떤 기분이었을까.
학교? 아 그래 뭐 '화요일의 마나님'을 제외한다면 수업에 어려운 것도 없고 과제가 다분히 거셀 이유도 없이 여유로운 하루여야 할 텐데 이상하게 수업을 계속 빼먹게 된다. 끊임없이 헤맨다. 도저히 유익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수업내용이며 나사 빠진 커리큘럼 3개월이 어딜 봐서 400만원 어치의 가치를 지니는지를 논하는 건 저 바닥에 말라붙은 까만 껌딱지는 누가 마지막에 밟았을 거냐고 식어 쓴 커피를 국물처럼 마셔가며 보내는 하릴없음에 맞먹으리라. 인력의 SWOT분석 하의 가치? 잠재? 엿먹으라 그래.
#2
뭐? 매실음료 500ml가 뭔 1800원? 나 1.5L 가격 아니냐고 잘못 물었어.
강만수 똥꼬를 탄소강 에틸렌용접을 해줘야될까나
#3
고삐 풀려 날뛰던 꼬맹이가 지나가던 여자의 허벅지에 부딪혀 징징 울어대는걸, 여자가 어찌 달래볼려고 하고 있으니 여자는 갑자기 다짜고짜 애 엄마의 구수한 욕삼발 세례를 받았다. 당황+황당 개따봉 콤보를 무방비로 먹은 여자는 할말을 잊어서 뭐라고 항변도 못하고 있는걸 나 역시 보기가 답답함이 없을리 없어 본대로 거들었더니 이번엔 젊은 사람들 쌍으로 아줌마랍시고 깔본다느니 나로선 해석할 수 없는 안드로메다 언어가 전해져왔다. 아, 언어가 안통하는구나 아임쏘리 양키고홈. 어찌 대충 이쪽에서 생까 넘기고는, 여자와 저런 아줌마가 명박이 뽑았지 하며 철비린내나는 농담을 주고 받다가 헤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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